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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소 안전공학의 실무: HAZID/HAZOP, 통풍·센싱·방폭 설계와 표준 동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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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소 시스템의 안전은 “누설을 줄이고, 점화를 피하고, 구속·축적을 피하며, 사고가 나도 피해를 제한한다”는 네 축 위에 선다. 본 글은 생산·저장·배관·충전소·연료전지실 등 현장에서 바로 쓰이는 실무 프레임을 제시하고, HAZID/HAZOP에서 시작해 통풍·센싱·방폭·비상정지(ESD)까지 설계–운영–유지보수 전 주기에 걸친 체크리스트를 정리한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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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위험원 분해와 설계 철학

1) 기본 위험원

  • 누설/유출: 고압 기체(350·700 bar), LH₂ 배관·펌프·밸브·조인트, 실링·가스켓 열화, 용기 취성.
  • 점화원: 정전기, 전기스파크, 뜨거운 표면, 용접·연마 등 작업열, 기계적 충격.
  • 구속·축적: 천장·닥트·케이블트레이 상부 등 상부 공간에 수소 축적(수소는 공기보다 가벼움).
  • 2차 위험: LH₂의 극저온 접촉·동상, 재료 취성·수축, 공기응축(O₂ 농축), 압력상승·보일오프(BOG).

2) 설계 철학

  • 계층적 보호(LOPA/ALARP): ① 본질적 안전(누설원 최소화) → ② 공정·설비적 보호(통풍·격납·방폭) → ③ 계측·제어(SIS/ESD) → ④ 운영관리(PTW, 교육) → ⑤ 비상대응 순으로 중첩한다.
  • Bow-Tie 관점: 좌측은 사고 유발 방벽(누설 방지·점화원 억제), 우측은 피해 완화 방벽(격리·배기·블로우다운·소화/대피)으로 카드화하여 관리한다.

2. HAZID/HAZOP: 무엇을 어떻게 점검할 것인가

1) HAZID(초기 단계)

  • 유량·압력·온도·매질(H₂, LH₂, N₂ 퍼지, 오도란트 등) 별 누설 시나리오 작성.
  • 공간 모델링: 구조물, 캐노피, 배관트레이, 흡·배기구 위치를 3D로 격자화하여 정체·상층 축적 영역을 표시.
  • 인접 위험: 전기실, 공조 흡입구, 인화성 액체, 교통·보행 동선.

2) HAZOP(설계 단계)

  • 가이드워드: No/More/Less/Reverse/As well as 등을 적용하여 압력 상승, 냉열 충격, 오조립, 역류, 밸브 폐쇄 실패 등 편차를 분석.
  • 원인–결과–보호계층을 표로 정리하고 SIF(안전계장기능) 필요성과 **SIL 타깃(IEC 61511)**을 도출한다.
  • 정량(선택): 누설률, 점화 확률, 재실·노출, 피해반경을 입력한 QRA/이벤트 트리로 분류·완화 우선순위를 정한다.

3. 통풍(환기) 설계: 축적을 만들지 않는 구조가 먼저이다

1) 자연환기 우선

  • 상부 개구부·루버를 충분히 두어 뜨거운 수소–공기 혼합이 자연 대류로 빠져나가게 한다.
  • 설비는 가능한 한 옥외·개방형으로 배치하고, 실내가 불가피하면 고천장·연속 채광창·지붕 통기를 확보한다.

2) 기계환기 추가

  • 상층 흡기–하층 급기로 흐름을 만들되, 재순환 없이 배기한다.
  • **죽은 구역(dead zone)**을 없애도록 CFD 또는 연기/가스 추적 시험으로 검증한다.
  • 정상 운전 환기비상 가동(고속 배기) 모드를 이원화하고, 센서 경보 연동으로 단계적으로 증속한다.

3) 배기/배출 방향

  • 배출은 상방·류풍 방향으로 하고, 공조 흡입구·보행로·인접 점화원과 수평·수직 이격을 둔다.
  • 캐노피는 미관·강우 차폐용이라도 연돌 효과를 방해하지 않도록 여유 공간을 확보한다(완전 밀폐 캐노피 금지).

 


4. 가스 검지(센싱)·알람·ESD

1) 센서 기술 선택

  • 열전도식(TCD): 넓은 범위, 기초 감지.
  • 전기화학식: 저농도 정밀.
  • 촉매연소식(펠리스터): 내구는 좋으나 산소 필요·피독 주의.
  • 반도체식: 비용 저렴, 온습도 영향 큼.
  • 광학식(TDLAS 등): 장거리/고응답, 비용↑.
  • 화염 검지(UV/IR): 수소 화염은 가시광이 약해 IR/UV 조합이 효과적이다.

2) 배치 원칙

  • 상부·구속 공간 우선, 밸브·플랜지·조인트·압축기 상부에 촘촘히 배치.
  • 2중화/3중화로 **투표 로직(1oo2/2oo3)**을 구성해 허위 경보와 미검출을 동시에 줄인다.
  • 케이블·전원 이중화, 센서 자가진단을 포함해 정비성을 설계한다.

3) 알람·ESD 로직

  • 저농도 경보(Low): 경보·국지 환기 증속·감시 강화.
  • 고농도 경보(High): ESD-1 발동(비필수 설비 정지, 비상 배기, 점화원 차단).
  • 초과 경보(High-High): ESD-2(격리 밸브 폐쇄, 블로우다운/플레어, 지역 대피).
  • **알람 관리(ISA 18.2)**를 적용해 알람 폭주를 방지한다.

5. 방폭·구역 분류·정전기 관리

1) 구역 분류

  • Zone 1(정상 운전 중 폭발성 분위기 가능), Zone 2(비정상 시 일시적)로 구획하고 누설원 등급환기 등급을 조합해 결정한다.
  • 실외라도 구속·상층 포켓이 있으면 보수적으로 분류한다.

2) 전기·계장 선택

  • IECEx/ATEX 인증 장비를 사용하고, Ex d(내압), Ex e(안전증), Ex i(본질안전), Ex p(가압) 등 적용 방식을 부하·정비성에 맞춰 선정한다.
  • 접지·등전위 본딩으로 정전기 점화를 억제한다. 고유량 가스·액체 이송 구간에서는 도전성 호스천천히 개폐되는 밸브를 쓴다.

6. LH₂(액화수소)·저온 계통 특수 이슈

  • 단열·진공 배관: 열유입 최소화, 배관 지지부의 냉열 브릿지 차단.
  • 보일오프(BOG) 관리: 회수·연소·재액화 중 선택하고, 압력상승 시 PRV 연동.
  • 공기 응축–산소 농축: 극저온 표면에 공기가 응축·분별되어 O₂ 농축막이 생길 수 있음. 정기 제거·격리가 필요하다.
  • 재료·실링: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·알루미늄 등 저온 적합 재질, PTFE·PCTFE 등 저온 가스켓 사용.
  • 저온 화상: 작업자 저온 PPE(안면·장갑·앞치마)와 응급 세척/샤워 배치.

7. 압력완화·배출·격리

  • PRV/디스크: 단일 고장 허용을 위해 병렬·다단 구성. 가열·일사·풀 보일오프를 고려해 사이징한다.
  • 배출·플레어/스택: 배출구는 고도·류풍을 고려하고, 주변 취약점을 피한다. 소음·열복사 평가 포함.
  • 자동 격리밸브: 누설·화재 감지 시 슬램셔트(빠른 폐쇄), 수격 방지 글로브/니들 계열 채용.
  • 블로우다운: 배관 구획별로 가스 제거 경로를 설계해 **가두기(트래핑)**를 없앤다.

 


8. 운영·유지보수(OM)과 작업 허가(PTW)

  • 퍼지·불활성화: 가스 자유화(Gas Free)는 질소 퍼지–진공–가압 등으로 폭발범위를 건너뛰게 설계하되, 질식 위험 관리를 병행한다.
  • 누설 시험: 헬륨/수소 트레이서와 질량분석·스NI퍼를 활용, 수리 후 재검정 표준화.
  • 정전·고온 작업 허가: Hot Work는 가스 농도 확인–격리–감시자 배치–복구 확인 순서로 운영한다.
  • 예방정비: 센서 정기 교정, 밸브 시트 점검, 실링 교체주기, SIF Proof Test 주기를 CMMS로 관리.
  • MOC(변경관리): 배관·밸브·소프트웨어 변경 시 HAZOP 재점검현장 교육을 필수화한다.

9. 비상대응·사고관리

  • ESD 단계–대피–집결지를 사전 훈련한다.
  • 수소 화염은 눈에 잘 안 보이므로 IR 카메라/센서로 검증한다. 직접 분사 소화보다 격리·연소 제어·배기가 우선이다.
  • 물 분무는 냉각·확산 유도 목적일 뿐, 수소 화염을 “덮는” 용도가 아니다. 전기 위험·재결빙 주의.
  • 사후 분석: 이벤트·알람 로그, 센서 트렌드, ESD 동작 시퀀스를 **근본원인분석(RCA)**으로 환류한다.

10. 표준·코드 활용(개요)

  • 수소 일반 안전·충전소: 국제 권고·기술보고서, 수소충전 설비 설계·검사·운영 표준, 차량 충전 프로토콜(예: 연료보급 로직·노즐 인터록 등).
  • 방폭: IEC 60079 시리즈(지역 인증 체계 포함).
  • 기능 안전: IEC 61511(공정 안전계장), IEC 61508(기본).
  • 알람 관리: ISA 18.2/IEC 62682.
  • 압력용기·배관: 각 국가 압력기기·배관 코드와 연계.

실무에서는 “규정 나열”이 아니라, 인허가 관할기관·보험사·소방과 초기 단계부터 해석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.


11. 현장 적용 체크리스트(컨트롤 타워용 요약)

  1. 배치: 옥외 개방형 우선, 상부 통풍·루버, 흡·배기 이격 확보.
  2. 배관·재질: H₂ 취성·저온 적합성 확인, 실링 재질 표준화.
  3. 센싱: 상부·구속 공간 집중, 2oo3 투표, 전원·통신 이중화.
  4. ESD/블로우다운: 단계적 로직, 격리 구획·배출 경로 명확화.
  5. 방폭: 구역 분류 문서화, 인증 장비·본딩·가압함.
  6. LH₂: 단열·BOG·O₂ 농축 관리, 저온 PPE·비상 샤워.
  7. OM/PTW: 퍼지·가스 자유화 절차, 센서 교정·Proof Test, MOC.
  8. 훈련: 대피·ESD 훈련, 화염 인지(IR) 교육, 사고보고·RCA.

 

수소 안전은 통풍–센싱–방폭–ESD 네 축을 HAZID/HAZOP운영 규율 위에 올려 계층적으로 중첩하는 작업이다. 자연·기계 환기로 축적을 없애고, 고감도 센싱과 알람 관리로 초기 징후를 잡으며, 방폭·격리·블로우다운으로 점화·확산을 차단한다. 여기에 PTW·정비·MOC·훈련이 일상화되면, 사고 가능성은 ALARP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.
현장에서 위 체크리스트를 템플릿화해 설계 검토–프리스타트업 안전점검(PSSR)–정기 감사에 반복 적용한다면, 수소 인프라는 기술적·사회적 신뢰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.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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