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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료전지 트럭 vs 배터리 전기 트럭: 중대형 운송의 TCO·주행패턴·인프라 설계 비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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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대형 상용차 탈탄소화의 주류 후보는 배터리 전기 트럭(BET)과 수소 연료전지 트럭(FCEV)이다. 두 기술은 “에너지 사슬”과 “운영 제약”이 달라 총소유비용(TCO), 가동률(uptime), 충전/충전소·수소충전소 설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. 본 글은 (1) 주행패턴 적합성, (2) 물리·공학적 차이, (3) 인프라·현장 설계, (4) TCO 수식과 민감도, (5) 니치 시장 로드맵 순으로 체계적으로 비교한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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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주행패턴 적합성: 일일 주행거리·정차 창구가 승부를 가른다

  • 도심/근거리 배송(라스트마일, 50–200 km/일, 야간 차고지 정차 가능): 차고지에서 밤새 정속 충전(AC/DC)→주간 운행→야간 반복 구조가 깔끔하여 BET 우위이다. 회생제동 빈도가 높아 효율도 유리하다.
  • 지역 간 운송(Regional Haul, 200–500 km/일, 일정한 교대·정차 창구 존재): 고속 DC 충전 혹은 중간 급속+야간 완속의 혼합이 가능하면 BET가 경쟁력 있다. 다만 차고지 외 충전 대기가 길어지면 생산성이 급락하므로 충전 스케줄링이 핵심이다.
  • 항만 드레이지·야드 트랙터(짧은 구간 반복, 고가동, 24/7): 짧은 급속 충전으로 교대 연결이 되면 BET, 연속 가동·즉시 재투입이 필수인 현장은 FCEV가 유리하다.
  • 장거리 운송(500 km+/일, 경로 가변·시간 압박): 연료 보급 10–20분 내 재출발이 보장되면 FCEV의 가동률이 강점이다. 반면 장거리 MCS(메가와트급 충전)가 충분히 촘촘하면 BET도 가능하나 대기·혼잡·피크요금 관리가 관건이다.
  • 건설·광산·산지(경사·비포장·장시간 부하): 충전 인프라 구축이 어렵고 교대가 잦아 현장 수소공급+FCEV가 초기 파고를 넘기 쉽다. 다만 폐쇄 현장에서는 고용량 배터리+현장 전력(태양광·모듈형 변전)**로 BET도 대안이 된다.

2. 공학적 차이: 에너지 사슬·효율·중량/체적 페널티

  • 드라이브라인 효율: 전기 모터·인버터 구간은 양측 모두 유사하나, BET는 그리드→배터리→모터의 단순 사슬로 손실이 적다. FCEV는 수소 생산(전기분해/개질)→압축/액화/운송→연료전지→모터로 단계가 많아 라운드트립 효율이 낮다. 전력요금이 높을수록 BET의 에너지비 우위가 커진다.
  • 중량·체적: 동일 주행거리 목표에서 BET는 배터리 팩 중량, FCEV는 수소탱크 체적이 부담이다. 규제상 영(零)배출 트럭의 허용 총중량 가산이 있더라도, 장거리 BET는 탑재량 손실을 경감하기 위해 충전 노드 촘촘화가 필요하다.
  • 성능·추운 날씨: 저온에서 배터리는 가용 용량·충전 수용률이 떨어지고, 연료전지는 스택 가열·제빙에 시간이 든다. 혹한 운행은 열관리·프리컨디셔닝 설계가 승부처이다.
  • 내구·정비: 전동 파워트레인은 내연 대비 부품수가 적어 기본 유지보수는 유리하다. 다만 BET는 배터리 교체주기·잔존가치, FCEV는 스택 성능유지·막 오염·공기공급계 관리가 핵심이다.

3. 인프라·현장 설계: “차고지 최적화(BET)” vs “허브형 수소공급(FCEV)”

3.1 BET 충전 인프라

  • 차고지 완속+피크자르기: 야간 6–10시간 정차를 전제로 수백 kW 이하 완속(또는 중속) 다포트를 깔고, 부하관리·수요반응(DR)·ESS로 수전 비용을 낮춘다.
  • 급속/메가와트급: 회전율을 높이려면 메가와트급 DC(수백 kW~MW)가 필요하다. 이 경우 수전용량 확장·변전설비 증설·피크요금이 병목이며, 대기열·차선 설계가 운영비를 좌우한다.
  • 네트워크 전략: 차고지 70–80% + 경로상 20–30%의 혼합이 현실적이다. 경로상 충전은 혼잡·한파·휴게시설 변수를 고려한 예약·요금 차등이 필요하다.

3.2 FCEV 수소 인프라

  • 허브형(항만·물류단지): 집중 수요가 있는 거점에 700/350 bar 디스펜서 + 버퍼 저장 + 압축/예냉을 구축한다. 액화수소/기체 트레일러 반입 또는 현장 전해·개질이 소스가 된다.
  • 주유소형 운영: 급유 10–20분 수준으로 교대가 잦은 현장에서 회전율이 높다. 다만 **수소 가격·공급 안정성·안전등급(방폭·환기·가스검지)**을 운영비·보험비에 반영해야 한다.
  • 하이브리드: BET 차고지 + FCEV 허브를 함께 두고, 열차처럼 차종·노선별 할당을 하면 초기 CAPEX 분산과 학습효과 축적이 쉽다.

 

 


4. 니치 시장별 임계수요 형성 포인트

4.1 항만(드레이지, 야드, 장비)

  • 특성: 24/7, 짧은 구간 반복, 공간 제약, 안전등급 엄격.
  • 임계수요: 야드 트랙터·리치스태커·지게차처럼 “빠른 재투입”이 중요한 장비는 FCEV, 터미널 간 셔틀·정주형 셔틀BET가 먼저 임계에 도달한다. 한 곳에 수요가 몰리는 허브형 수소 스테이션은 규모의 경제가 빨리 발생한다.

4.2 대도시 새벽물류 허브(택배·마트 RDC)

  • 특성: 야간 차고지 체류가 길고 루트가 규칙적.
  • 임계수요: BET 대량 보급이 빠르다. 차고지 완속 + 일부 급속으로 운영하며, 전력요금 최적화와 충전 대수 스케줄링이 포인트이다.

4.3 고속도로 축(지역 간/장거리)

  • 특성: 고정 루트/변동 루트 혼재, 시간 압박.
  • 임계수요: MCS 급속망이 먼저 촘촘해지는 구간은 BET, 수소 허브 간 왕복 루트가 확정된 구간은 FCEV가 임계수요를 만든다. ‘정류장형’ 급유/충전 허브에 대한 토지·접속전력·안전 인허가 속도가 실질 변수이다.

4.4 극한·오지·현장형(광산·풍력단지·토목현장)

  • 특성: 상시 전력 인입이 어렵거나 발전기 의존.
  • 임계수요: **현장형 수소공급(모바일 스키드·소형 전해/재생+압축)**을 붙인 FCEV가 선행할 가능성이 크다. 반면 폐쇄 루프의 광산은 **전력망·급전선(트롤리)**을 통해 BET가 대세가 될 수도 있다.

5. 사업자·지자체를 위한 의사결정 체크리스트

  1. 루트·교대 모델링: 차량별 일일 km·정차창을 15분 간격으로 시뮬레이션하고, 충전/급유 겹침을 최소화한다.
  2. 노드 선정: 차고지·RDC·항만·IC 인근 등 수요 밀집 노드를 1·2·3 순위로 나누고, BET 완속/급속FCEV 허브를 조합한다.
  3. 전력·수소 조달 계약: 시간대별 전력요금/DR·PPA와 **수소 도입가(장기계약·지표연동)**를 비교해 연료비 변동성 헤지를 설계한다.
  4. 차량 스펙 표준화: BET(배터리 용량·충전규격), **FCEV(탱크 용량·충전압력)**를 통일해 부품·정비·교육을 단순화한다.
  5. 안전·보험: 고전압·가스·방폭·환기·가스검지 표준을 설계단계에 반영하고 보험/소방 협의를 조기에 마친다.
  6. 데이터·잔존가치: 실운행 데이터 로깅으로 에너지소비·열화를 추적, 잔존가치 산정 모델을 고도화한다.

 


6. 정책 시사점: “노드형 지원”과 “연료비 변동성 헤지”

  • 노드형 보조: 차고지·항만 같은 고밀 노드완속/급속·수소허브를 동시 지원하면 임계수요 형성이 빨라진다.
  • 요금·과금 설계: 충전 대기료·혼잡요금·시간대 요금을 세분화하고, FCEV는 수소가격 투명성·장기계약을 촉진해 연료비 리스크를 낮춘다.
  • 표준·인증: 충전 커넥터·통신·결제 표준수소 충전 프로토콜을 조기 통일해 운영 복잡도를 줄인다.
  • 그린 연료 연계: 저탄소 전력·그린/블루 수소 인증을 차량 보조·운영보조와 연동하여 탄소집약도 감축을 직접 유도한다.

 

한 기술의 완승은 없다—노선·노드·운영으로 답을 만든다


BET와 FCEV는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다. 야간 정차가 보장된 정주형 루트에서는 BET가 에너지비·단순성으로 우세하다. 회전율·가동률이 절대적인 24/7 허브에서는 FCEV가 급유 속도·연속운영으로 경쟁력을 가진다. 승부는 “배터리/연료전지” 자체가 아니라 루트 설계·노드 선택·연료조달 계약·운영 스케줄링에서 갈린다. 실무적으로는 차고지 BET + 허브형 FCEV혼합 포트폴리오로 시작해, 데이터로 TCO 민감도를 업데이트하며 비중을 조정하는 전략이 최적화 경로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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